[한의사 아빠와 야구선수 아들] ② 우리집은 재활치료실
2019.11.28
![[한의사 아빠와 야구선수 아들] ② 우리집은 재활치료실 병원장 이미지](https://crm.busan.com/UploadFolder/24/2944214061_VOwr6l52_2028ED959CEBB0A929.jpg)
▲이병훈 명한의원 원장
“부상을 입지 않고 은퇴하는 선수가 가장 잘하는 선수다!”
우리집은 재활치료실이다. 병원을 집으로 옮겨다 놓은 느낌이 날 정도다. 아들이 중학교 운동선수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야구선수다.
야구란 운동은 공을 던질 때와 타격을 할 때 한쪽의 근육을 편중해서 쓰는 스포츠다. 그런 운동 특성 탓에 다른 운동에 비해 특정부위에 부상이 쉽게 올 수 있다. 특히 공을 던지는 쪽의 어깨와 팔꿈치는 야구선수면 항상 조심해서 관리해야 하는 부위다.
학교 야구부에는 이런 말이 있다. 다름 아니라, 가장 (운동을) 못하는 선수는 부상을 입고 뛰지 못하는 선수다. 부상을 입어 뛰지 못하고 벤치에 있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은 나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자녀를 둔 모든 부모라면 공감할 것이다. 운동하는 아이를 뒷바라지할 때 가장 중요한건 부상을 입지 않게 하는 것이다.
몸에 부상을 입지 않고, 건강해야 뛸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뛸 기회가 많아야 경기에서 좋은 성적이 난다. 좋은 성적이 나야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할 기회가 생긴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지만, 모든 것의 출발은 결국 건강이다.
일반적인 중학교 야구부는 매일 정규훈련과 야간훈련까지 끝내면 거의 오후 9시다. 그럼 그 시간 이후 잘 때까지 시간은 잘 먹이고 근육과 관절의 피로회복을 위한 재활의 시간이다. 야구부 감독선생님이 아니라, ‘가정 재활치료사’ 부모들이 본격 활약할 시간이다.
직업이 한의사지만, 요즘에는 정말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과거 병원이나 한의원을 가야만 볼 수 있었던 다양한 물리치료기들이 시중에 일반인들도 구입할 수 있도록 저렴하고 다양하게 판매된다. 종류별로 하나씩 구매하면, 무리하게 쓴 근육이나 관절의 피로를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풀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의사인 나도 아들의 몸을 관리하는 물리치료기기를 집에 두고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기기들이 나올 때마다 구입하다보니, 20~30여 개의 의료기기를 다양하게 사용해 봤다. 그 결과 가장 효과적인 기기들만 집에 비치해서 아들의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물론 한의사 아빠의 전문적인 재활치료법을 적용하지만, 이런 가정용 물리치료기기를 사용하면 부상을 예방하고 근육과 인대의 회복을 집에서도 할 수 있다.
첫 번째가 저주파 치료기다. 요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누구나 집에 하나씩 갖고 있을만한 치료기다. 저주파치료기는 EMS(전기근육자극)라고 미세 전기를 이용하여 지방 아래에 있는 근육을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다. 근육에 미세 전기를 흘려보내면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하게 된다. 이렇게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하게 되면 평소보다 많은 양의 혈류량이 이동하고, 혈류량이 증가하면 통증이 감소되는 이치다. 근육에서의 밥의 역할을 하는 건 혈액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혈류량이 공급이 되면 많은 양의 영양분이 근육에 공급돼 근육피로도 줄이고, 부상도 빨리 회복될 수 있다.
두 번째가 부항기다.TV에서 운동선수들을 보면 목이나 어깨에 붉은 색의 동그랗고 짙은 부황 자국을 볼 수 있다. 부항 요법은 한의원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어왔고 지금도 중요한 치료방법중의 하나다. 가격도 저렴해서 어느 가정이나 부항기 하나쯤은 상비하고 있다.부항 요법은 부항기를 땡길 때 생기는 일정 부위의 음압에 의한 응혈현상을 조성하여 혈액순환을 증대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부항은 건식 부항과 습식 부항으로 나뉜다. 건식 부항은 부항을 3~5분 정도 붙여놨다가 떼어내는 방법이다. 습식 부항은 침으로 통증이나 뭉친 부위를 찌른 뒤 부항을 붙이는 방법이다. 가정에서는 간단한 건식 부항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세 번째가 마사지건 치료기다. 예전에는 100만 원이 넘는 가격과 근육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 때문에 한의사나 물리치료사 등 전문가들만 사용했다. 이런 마사지건 치료기가 최근 중국산의 영향으로 10분의 1가격으로 떨어졌다. 또 쉽게 활용하는 방법까지 책자로 나와 있다. 운동하는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꼭 갖춰야할 치료기라고 추천할 정도다. 마사지건은 분당 2500회 이상의 진동자극에 의해 아주 빠른 시간에 뭉쳐진 근육의 이완을 돕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네 번째가 테이핑 요법이다.테이핑 요법이란 접착성이 있는 테이프나 붕대 등을 사용하여 신체의 해부학적 특성, 운동기능적 특성, 각 부위의 크기와 형태 등을 고려하여 감아주는 처치법을 말한다. 테이핑 요법도 과거에는 전문가들의 시술을 받아야했지만, 지금은 유튜브나 책자를 통해 쉽고 다양한 방법의 테이핑 요법이 소개되어있다. 그냥 통증 부위에 따라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우리집에는 전동 폼플러, 스트래칭 매트, 파라핀 치료기 등 다양한 기기가 있지만 아이를 운동시키는 가정에서는 위에 소개한 몇가지 기기만으로도 근육을 푸는 데는 충분하다. 통증이 오면 이미 늦다. 훈련 직후 뭉쳐진 근육을 매일매일 이완시켜주기만 해도 운동선수의 부상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오늘 TV에서 농구의 전설 허재 감독이 한말이 생각난다. “부상 입지 않고 은퇴하는 선수가 가장 잘하는 선수다!”우리나라 엘리트체육 환경에서 자녀를 운동시키는 부모님들의 밤낮없는 뒷바라지에 경의를 표한다.
누구보다 자신의 꿈을 향해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리는 자녀들의 보다 나은 경기력을 위해 이런 의학지식이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병훈 명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