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한방 소식

참옻, 소량의 독(毒)이 가져오는 신체의 긍정적 변화

2020.01.03

참옻, 소량의 독(毒)이 가져오는 신체의 긍정적 변화 병원장 이미지

박기현 구구팔한의원 원장​

 

예로부터 옻은 뒤틀리기 쉬운 목재나 공예품 등에 도포했던 천연 도료였다. 색이 고운 것은 물론 방염, 방수 효과가 좋아 현대에 이르러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에도 사용될 정도로 역사가 유구한 천연 도료로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옻나무 수액을 만난 유물들이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광택과 견고함을 자랑하는 것은 옻의 진액이 가진 물성에 있다.

 

이러한 옻의 물성은 비단, 도료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옻은 닭백숙이나 약재로서도 충분히 훌륭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한의학적 보양과 치료의 처방에 많이 활용 되며 실제 한방에서는 약침이나 한약의 원료로서 활용된다. 그러나 실제 옻을 한약재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기민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일이다.

 

옻은 우르시올이라는 일명 ‘칠독’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 우르시올의 경우 섭취하면 50%는 자연스럽게 내려가게 되지만 남은 50%가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실제 옻백숙을 먹고 옻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발진, 간지럼증은 물론 심하면 진물이 나올 수 있어 매우 유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방에서는 어떻게 열을 가하고 어떻게 발효를 시키느냐에 따라 우르시올을 제거하는 질이 달라지므로 옻을 다룰 때에는 이에 관한 기술이 관건이라 하겠다.

 

이렇게 까다로운 약재임에도 보약으로서의 옻은 그 활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통상적으로는 귀판(龜板) 보약이나 약침과 병행하거나 산삼(山蔘) 또는 우황(牛黃) 약침(藥鍼), 홍의(紅蟻:불개미) 약침과 병행하게 된다. 수약침(壽藥鍼)의 경우 주된 적응증이 근골격계의 퇴행성 병변, 소화기 질환, 비뇨생식기 질환으로 따뜻한 성질을 가진 옻은 어혈(瘀血)과 산구(疝廐), 적취(積聚) 현상을 풀고 혈액과 체액의 순환을 돕는데 이는 유사한 성질을 가진 귀판(龜板), 산삼(山蔘), 우황(牛黃), 홍의(紅蟻)와 만나 보혈(補血)작용과 항염(抗炎)작용을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생리 전 증후군, 전립선염 등의 원인이 혈액 순환의 저하 혹은 염증으로 인한 병변일 때 구판치료로 보혈단(구선과 구판의 환, 보약, 약침)과 참옻(환인단, 수약침) 등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염증 자체가 세포의 손상으로 인해 유리된 아라키톤산의 사이클로옥시제나제(Cyclooxygenase, COX1)가 작용하여 프로스타글란딘(PG)이라는 물질이 생합성되면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옻의 역할(혈소판 응집 억제, 혈전생성억제를 비롯한 PGE2 혈관 확장 등)을 통해 보혈 작용을 도모하는 것이다.

 

특히 소화기는 우리의 신체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는 기관으로 혈액의 순환이 저하되는 아주 단순한 원인만으로도 기능의 저하가 이루어지고 병변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어혈(瘀血)과 산구(疝廐), 적취(積聚) 현상으로 말미암아 염증이 발현될 수 있기 때문에 한방에서의 기본적인 처방은 보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옻은 이러한 염증 억제뿐 아니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의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혈관 내벽 자체의 보강에도 힘 쓸 수 있어 장기적인 치료 시 혈류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노인 대퇴골두 등의 골절로 인한 패혈증 방지와 골절 치료와 같이 근, 골격계의 퇴행성 병변이 발생한 경우에도 참옻 약침이 적용 가능한데 항노화, 항산화의 역할을 비단 일시적인 통증 감소에 국한되지 않고 꾸준한 치료라는 전제 하에 근력이나 근육의 볼륨 기능을 회복 또는 강화, 퇴행성 변화의 지연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참옻을 섭취 또는 치료로서 접하게 된 경우에 대개는 속이 편해지거나 몸이 가벼워지고, 손발이 따뜻해지며 소변량 증가, 수면 질 향상, 월경불순 해소, 피부가 맑아지는 등의 반응이 개인별로 상이하게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때때로 이러한 치료적 역할을 노리고 총 사용량의 제한이 없다는 것을 이용하여 욕심을 낼 수 있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옻은 또 하나의 독(毒)이기에 소량으로서 자기 신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선을 지켜 활용했을 때 약(藥)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자신의 체질과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과 참옻 약침의 적합성에 대한 신체적 테스트를 거치는 등의 기민한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편 구구팔한의원은 우르시올이 제거된 옻 추출물의 제조방법 및 상기 방법으로 제조된 옻 추출물의 약침으로서의 용도에 대한 특허를 보유해 환자들에게 안전한 참옻 약침의 치료를 적용하고 있다.

 

정순형 선임기자 junsh@busan.com / 도움말=박기현 구구팔한의원 원장​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