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척추관 협착증
2020.05.12
▲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
Q. 나이가 들면 척추관 협착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된다. 외상이나 사고 없이도 협착증이 올 수 있는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무엇인가?
A. 재미있는 상상을 한번 해보자. 만약 신이 있어 여러분에게 “동물처럼 네발로 걸을 것인가? 아니면 두 발로 걷고 손을 쓰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했다고 하자.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들, 그리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인류의 대답은 비슷할 것이다. 필자처럼 “두 발로 걷고 손을 쓰고 싶다”고 말이다.
손의 사용은 구석기 시대의 돌도끼부터 현대의 스마트폰 사용까지 인류의 찬란한 문명을 꽃피우게 한 당당한 주역이었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한 가지를 포기해야만 했다. 바로 ‘허리의 건강’이다.
손의 사용으로 두 발로 걷는 직립보행을 하면서 우리의 허리는 바로 중력이라는 자연현상에 대응해야 했고, 결과는 항상 중력의 승리였다. 인류의 평균 연령이 불과 40살 정도밖에 안 되던 근대 이전까지만 해도 이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평균연령 80세를 넘어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가 되었다. 이로 인해 인류는 허리의 건강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모든 물건을 아래로 끄는 중력의 힘 때문에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허리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내려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생기는 병을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부른다.
현대의학에서의 영상의학적 진단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증상과 병력의 청취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빈번한 허리의 통증, 다리의 감각 장애와 근력의 저하, 쉬거나 안정을 취하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간헐적 파행이라는 특징적인 모습을 보인다. 걸으면 심해졌다가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쉬게 되면, 증상이 사라지는 유형의 반복적인 현상을 말한다.
유구한 역사의 한의학은 항상 일관된 관점에서 사람을 치료해 왔다. 바로 ‘원기의 강화’이다. 원기란 것은 부모로부터 받은 각 개인의 에너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중력과의 오랜 싸움에서 생긴 노화의 결과물인 척추관 협착증을 치료하면서 이러한 한의학의 오래된 관점은 빛을 발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중력과의 싸움에 지친 허리에 기운을 더해주는 탕약과 더불어 근력을 강화하는 침 치료, 뜸 치료뿐만 아니라 녹용 등의 약재를 원료로 하는 약침 등의 치료로 협착증을 다스려 나간다. 이에 더해 무중력 감압치료인 다빈치 치료가 더해지면서 중력과의 오랜 싸움인 척추관 협착증은 치료가 어렵지 않은 질병이 되었다. 또한 2019년 4월부터는 추나 치료가 건강보험 적용대상으로 지정돼, 내려앉은 허리 치료에 숨통이 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