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역류성 식도염
2020.05.19
▲이병훈 명한의원 원장
Q. 식사 후 속이 답답하고 타는 듯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40대 남자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받았는데, 한방에서도 치료할 수 있나?
A. 위의 내용물이 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식도로 역류해 생기는 다양한 증상이나 합병증 중에서 염증이 생긴 것을 역류성 식도염이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과 속이 쓰리고 답답하며 목에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다. 또 속이 타는 듯한 가슴 통증과 함께 마른기침이 자주 나오면서 목이 쉬고 목소리가 변한다.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생활과 급증하고 있는 커피 소비량, 그리고 비만 인구의 증가 추세와 날로 심해지는 스트레스는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원인이다. 한의학에서는 역류성 식도염을 탄산토산, 위완통, 열격 등의 범주로 보는데 탄산이란 명치를 찌르는 것이고 토산이란 신물을 토해내는 것이다. 위완통은 식적, 담음, 어혈로 생기는 위장의 통증을 말하며, 열격은 물은 마실 수 있으나 음식을 넘기기 어렵고 먹은 것이 가로막혔다가 도로 올라오는 증상이다.
치료법으론 우선 침 치료가 있다.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위장 운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혈 자리는 중완혈과 사관혈이다. 중완혈은 명치와 배꼽 사이의 중앙에 위치한 혈 자리이며, 사관혈은 합곡혈과 태충혈 둘을 합쳐 이르는 말이다. 합곡혈은 엄지손가락과 검지가 만나는 오목한 부위이며 태충혈은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이 만나는 부위를 말하는데, 체내의 막힌 기운을 뚫어주고 기혈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특히 사암 침법은 일반 침법과 다르게 무릎관절 아래와 팔꿈치 아래의 오수혈을 이용하는 침법으로 오장육부의 기능을 정상화하는데 탁월하며,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역류성 식도염에 좋은 효과가 있다.
한약 치료는 근본적인 회복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저하된 위장의 운동 기능을 활성화시키며 손상된 기도와 위점막을 회복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환자 상태에 적합한 한약재를 사용해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고 딱딱하게 굳은 위 장벽을 풀어주며 위산 분비를 억제해 식도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느슨해진 위·식도 경계 부위를 회복 시켜 증상 완화와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에서 추출한 순수 엑기스를 정제한 것으로 침과 한약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 또 왕뜸 치료는 중완혈 부위에 쑥을 넣은 왕뜸을 통한 온열 자극으로 위장의 운동기능을 활성화시켜 치료에 도움이 된다.
역류성 식도염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양배추, 감자, 두부, 연근, 흰살생선, 해조류 등이다. 반면 술과 담배, 커피, 초콜릿, 오렌지 주스, 맵고 짠 음식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