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만성기침
2020.09.16
▲남우진 삼세한방병원 진료 5과장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만성적으로 기침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실제로 전 인구의 10%가 만성기침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만성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상기도 기침 증후군이다. 감기에 걸려 비염이 생겼다든지 만성 비염과 축농증이 있으면 콧물 등의 분비물이 뒤로 넘어가 인후를 자극하게 된다. 이러한 자극 때문에 저절로 기침이 나오기도 하고, 자극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기침을 하기도 한다.
천식도 만성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천식하면 쌕쌕거리는 소리와 함께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장면을 먼저 떠올리는데 단순히 기침만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감기 뒤에 기침이 오래 지속돼 천식이 되는 경우도 있다.
담배를 오래 펴왔던 사람이라면 흡연이 만성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담배 연기에 들어 있는 유해물질이 기관지를 자극하면, 기관지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점막 분비를 늘린다. 그 과정에서 가래가 생기는데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 만성기관지염이 생기고 기관지확장증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또 위식도 역류와 약물에 의해서도 기침을 유발할 수가 있다.
만성기침의 진단은 병력 청취가 가장 중요하다. 평소의 흡연력부터 먼저 살펴봐야 한다. 기침의 시작이 감기 뒤에 발생한 건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 건지도 확인해야 한다. 콧물 등의 분비물이 인후를 자극하는지, 가래가 동반되는지 아니면 마른기침인지, 위산 역류의 증상은 없는지 등등 병력 청취만으로도 어떤 원인에 의해 기침이 계속되는지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만성기침 환자의 호흡근을 보면 과도하게 긴장돼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쇄골하근, 사각근, 늑간근, 흉쇄유돌근 등의 과긴장이 심한데 이럴 때는 수부, 욱중, 기호, 고방, 운문 등이 치료혈이 된다. 또 호흡기로 들어가는 자율신경이 빠져나오는 하부 경추 및 상부 흉추 주변의 근육들도 과도하게 긴장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대추, 풍문, 폐수, 격수 등이 치료혈이 된다. 이러한 치료혈에 자하거나 녹용과 같은 치료 약침을 주입하게 되면 과긴장된 근육들이 풀리면서 호흡이 편안해지고 기침이 줄어들게 된다.
맥문동탕, 육미지황탕, 시박탕, 신비탕 등 논문으로 검증된 여러 만성기침 한약들이 있다. 이러한 약은 환자의 평소 체질이나 기침의 발생 원인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므로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 하에 처방된다면 체질 개선과 함께 기침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