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안전한 가을 등산법
2020.10.06
▲이상훈 더존한방병원 병원장
가을이 되면서 산은 단풍으로 물든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흘리는 땀은 상쾌하기까지 하다.
도시의 평평한 아스팔트와 다르게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걷는 등산은 평소 잘 쓰지 않던 하체와 골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목 주변 근력을 균형적으로 발달시켜주고, 척추 기립근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허리 건강에도 좋다. 다만, 자신의 체력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은 오히려 척추, 관절에 많은 부담을 주게 돼 각종 질환과 골절 위험이 따른다.
안전한 등산을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우선 산을 오르고 내릴 때는 무릎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특히 하산할 때는 본인 체중의 3배가량의 무게가 앞쪽으로 쏠려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게 된다.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관절이 약한 여성, 노인들은 배낭의 무게를 체중의 10%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등산 전용 스틱을 사용해 허리와 무릎에 주는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빠른 속도로 내려가거나 큰 보폭으로 딛기보다는 평지의 절반 정도 속도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울퉁불퉁한 산길은 발목 부상의 위험 요인이 된다. 체중이 잘못 실리거나 순간적으로 발을 헛디뎌 발목 관절이 정상 위치를 이탈하면서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발목은 무릎이나 고관절에 비해 뼈가 작아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잘못된 자가 진단으로 치료가 늦어지게 되면 손상된 인대가 잘 못 아물어 습관적으로 발목을 삐게 되는 족관절 불안정성의 상태가 될 수 있다. 산행 전에는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하고 너무 조이거나 큰 등산화는 발목 보호를 위해 피하는 것이 좋다.
낙엽을 밟아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경우 허리, 척추 부상 위험이 있다. 배낭은 허리부상 방지에 도움을 주지만, 너무 무거우면 오히려 체중이 뒤로 실려 위험하다. 배낭을 한쪽으로만 맬 땐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쏠려 요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허리를 펴서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자.
등산 후 흔히 나타나는 단순 근육통이라면 찜질이나 충분한 휴식을 통해 나아질 수 있지만 무릎, 발목 관절이 붓거나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관련 의료기관을 내원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혹 단순 염좌가 아닌 발목 골절, 관절 주위 조직의 염증, 근육 인대의 손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했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장시간 고생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아래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