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한방 칼럼

[톡!한방]방광암

2020.11.24

[톡!한방]방광암 병원장 이미지

박태열 경인한의원 원장

 

 

 

암은 현재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다.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때 암에 걸릴 확률은 35.5%이다. 이처럼 암은 치명성이 높고 흔한 병이지만 의학적 치료만으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최근에는 통합의학에서 그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필자는 30대부터 시작해 17년간 암투병 경험이 있다. 방광암, 그것도 근육층을 침범한 상태로 발견됐다. 방광절제가 표준치료지만 방광을 보존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어서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도 받았는데 1년 만에 재발했다. BCG, MMC 등 방광주입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었고, 심지어 임상시험 중이던 광역학요법도 재발을 막진 못했다.

 

오히려 이로 인해 방광섬유화증 같은 합병증이 추가됐고, 암이 재발해 방광을 전부 들어낸 다음에는 소변 통로가 좁아지는 합병증에 시달렸다. 요도에서 암이 또 재발했고 그 다음에는 양쪽 신장에서 재발하기도 했다. 침과 한약을 위주로 한 통합의학적 치료를 하며 각고의 노력 끝에 한 개의 신장을 살릴 수 있었다.

 

암 극복 과정은 적절한 수술 등 의학적 치료와 동시에 침, 한약, 기공, 참선 등 통합의학적 치료를 병행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기나긴 암 투병 기간은 내 몸을 스승 삼아 방광암을 연구한 시간이었고, 수많은 체험은 암 극복 가능성의 실마리를 남겼다. 그 단서를 쫓아 한약이 방광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을 밝혀낸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고, 여러 방광암 임상연구도 발표할 수 있었다.

 

현재 일부 암은 백신이 개발돼 예방이 가능해졌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진단능력이 향상되었고 조기발견과 치료가 가능해졌다. 필자는 한방치료로 출혈과 통증을 멎게 했다. 재발한 암이 사라져 수술횟수를 줄이고, 재발주기가 연장되기도 했다. 통합의학적 접근법이 암 투병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다.

 

필자는 수년간 여러 방광암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암이 방광을 뚫고 나간 4기 상태 환자, 재발이 잦은 표재성방광암 환자, 상피내암 환자, 요막관암 환자 등이다. 이들을 치료하면서 한방치료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통계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통합의학적 치료를 한 표재성방광암의 1년 재발률은 15.8%로 매우 낮았다. 수술 후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재발률, 수술빈도, 재발 기간, 삶의 질 등을 유의미하게 호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광암 환자였던 경험과 현재 방광암을 치료하는 한의사로서 지낸 필자의 27년을 돌아보면, 암의 치료에서 이제는 표준치료와 더불어 면역력 향상에 기초한 한방치료 및 마음 다스림 등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접근을 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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