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와사풍(안면신경마비)
2021.03.23
와사풍은 주로 풍한(風寒)이나 풍사(風邪) 등 냉기 또는 바이러스가 7번 안면신경에 침범해 발병한다.
흔히 추운 날씨에 발병한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 계절·나이에 상관없이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스트레스로 면역이 떨어져 있는 경우나 대상포진 바이러스 등에 의한 염증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양방의 경우 70% 정도는 원인불명의 특발성 안면신경마비로 설명한다. 반면 한의학적 관점에선 스트레스나 면역 약화, 풍한(風寒), 한기(寒氣)와 연관짓는다. 바이러스를 사기(邪氣) 중 풍사나 풍한사 등으로 해석했고, 그 중 풍한열사(風寒熱邪)는 대상포진 바이러스, 외이도염, 다발성 신경염, 중이염 등이 원인인 경우를 말한다.
간혹 풍열(風熱)로 인해 발병하기도 하는데, 풍열은 현대의학에서 논하는 뇌졸중에 의한 중추성 안면마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안면마비가 발생한 방향으로 편측마비가 나타나고 뇌의 병변은 증상의 반대 측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이하게 중추성인 경우 이마의 주름살 운동은 가능하다. 따라서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고 안면 감각이 떨어지며 침을 흘리고 눈물이 고이는 말초성 안면마비와는 차이가 있다.
풍한이나 한기로 마비가 발생하면 대체로 통증은 없으나, 풍한사, 풍한열사로 염증이 심할 때는 귀 주위에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한방치료는 예후가 비교적 좋아 풍한이나 한기로 발병한 안면마비의 경우 4주 정도면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풍한사와 같은 바이러스가 침범한 경우는 1~2개월가량 치료가 필요하다. 대상포진, 류머티즘, 내외이도염 등 풍한열사를 동반하는 마비는 치료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고 경미한 후유증이 남기도 하지만, 대부분 2~3개월이면 치료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풍열에 의한 중추성 신경마비는 말초성 안면신경 마비에 비해 예후는 나쁘나 꾸준히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끔 풍한으로 발생하는 구안와사를 사기를 동반한 풍사나 풍한열사로 오인하고 항생제를 장기복용해 후유증만 남긴 채 고생하는 환자를 접하곤 하는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때는 기혈을 소통시키는 침 치료와 함께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서 면역 강화에 중점을 둔 거풍한보기혈(祛風寒補氣血)에 목적을 두고 치료하면 효력을 볼 수 있다.
와사풍의 진단·검사로는 외형적인 모습이나 간단한 문진, 체열, 디나미카검사 등으로 가능하며, 뇌질환이 의심된다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도 필요하다.
모든 질병은 면역 약화가 대표적 원인이다. 각종 사회적 문제와 스트레스가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고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여러 질환의 이차적 원인이 되고 있다. 긍정의 마음으로 고비를 잘 이기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지속되길 기원한다.
윤경석 HK한국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