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경계증과 정충증…스스로 마음 편히 가지고 가벼운 운동·한약·침 치료 병행해야
2021.05.25
Q: 40대 가정주부입니다. 오래 전부터 가족 간 불화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요즘엔 조그마한 충격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는 것 같고 불안합니다. 이럴 때는 소화가 안 돼 속이 더부룩하고 미식거리며 두통, 현기증, 불면증도 생깁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한의학에선 이런 증상을 경계증, 혹은 정충증의 범주로 본다. 정신과적으로는 공황장애, 불안장애라고도 한다.
경계증은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리며 불안하고 다른 사람이 잡아 갈까 두려워하는 것인데, 증상이 더 심화된 것이 정충증이다. 경계증과 정충증이 더욱 진행되면 건망증까지 나타난다.
경계증과 정충증의 원인은 마른 사람은 대부분 혈허, 살찐 사람은 담음으로 인한 것이다. 혈허는 근심걱정과 사려과다로 인한 혈의 손상, 소화기관을 통한 음식물로부터 영양섭취의 부족, 외상적인 사고나 수술, 기타 내상질환으로 인한 출혈 등이 원인이다. 주로 근골형의 마른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담음은 인체를 영위하는 영양물질이 본래의 작용을 하지 못해서 생기는 노폐물인데, 인체 곳곳에서 여러 질병을 일으킨다. 예를 들면 졸졸졸 약하게 흐르는 실개천 가에 낀 이끼 같은 것으로, 인체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때 생기고, 우리가 기침할 때 나오는 가래도 담음에 속한다. 담음은 소화기관인 비위의 운행 장애, 스트레스에 의해 기순환이 울체되어도 생긴다. 주로 얼굴색이 희고 살찐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인간의 감정에는 즐거움, 화냄, 우울함, 생각함, 슬픔, 놀람, 두려움이라는 ‘칠정’이 있다. 이 감정들이 과했을 때 인체에서는 기의 흐름에 변화를 일으키고 그에 따라 병리적 증상들이 나타난다. 감정변화로 기울체가 생기면, 기혈의 운행통로인 경락이 막혀서 담음이 생기고 경계 정충을 유발한다. 이것은 스트레스가 인체에 나쁘게 작용하는 과정이다.
심장 또한 혈의 저장과 순환을 주관하는데, 이 기능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혈허로 인한 경계증, 정충증이 생길 수 있다.
치료는 본인 스스로 마음을 편하게 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한약과 침치료를 해야 한다. 혈허가 원인인 경우는 보혈안심시키는 청심보혈탕 등이 좋다. 담음이 원인인 경우는 기울체를 풀면서 담음을 삭이는 가미사칠탕 등이 효과적이다. 심장이 허한 경우는 귀비탕 등이 좋다.
위 질문자는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체로 담음이 생겨서 발생한 것이니, 가미사칠탕 등이 몸에 맞을 듯하다.
정흥식 본디올정흥식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