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불면증…음주 피하고 ‘인체 음양 균형’ 개선시키는 한의학 치료 필요
2021.10.12
불면증은 현대인이 흔하게 고통받는 질환 중 하나다.
지난해 8월 질병관리청 국가정보포털에 소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성인 500명 중 지난 한 달간 불면증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73.4%로 나타났다. 치열한 경쟁과 오랜기간 지속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가 불면증 발병을 증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불면증으로 한의원을 내원하는 환자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데, 요즘 진료하다 보면 불면증 때문에 술을 한 잔씩 마시면서 잠을 청한다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잠이 안 와서 고민인 가운데 수면제나 신경안정제 복용은 꺼려지고, 대신 좋아하는 술을 한 잔씩 하고 누우면 잠도 잘 오고 좋지 않냐는 것이다. 좋아하는 음주를 즐기면서 불면증을 치료한다니 일견 일석이조(一石二鳥 )의 묘수(妙手)로 여겨질 수도 있으나, 이는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한 썩 권장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호주 멜버른대학 수면연구소 크리스천 니콜라스 박사는 알코올이 수면에 좋다는 기존 인식은 ‘거짓’이라는 연구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술을 마시게 되면 빨리 잠드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면의 질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이 깊은 수면 상태인 ‘서파수면(slow-wave sleep)’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술은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다. 습관적인 수면 전 음주 행위는 차츰 술 없이는 잠자기 힘들게 만들어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알코올 중독자의 50% 이상이 불면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불면증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할 것이 아니라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가벼운 운동이나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수면상태를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이것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의학 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체는 낮에 활동하고 밤이 되면 신체기능이 저하되어 잠을 이루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음양(陰陽)’의 조절 작용이라고 하는데, 즉 낮에는 양기(陽氣·불에 해당하는 기운)가, 밤에는 음기(陰氣·물에 해당하는 기운)가 인체를 주관한다는 것이다. 밤에는 음기가 주관하기 때문에 인체의 열이 적어지고 활동이 적어지면서 잠을 이루게 된다.
불면증은 인체의 이러한 음양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인체의 음양 불균형을 개선하는 것이 한의학 치료의 목표라 할 수 있다.
김봉수 부산 수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