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방광암 치료에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이유
2020.07.31
▲박태열 경인한의원 원장
방광암은 재발이 잘되는 암이다. 방광암의 5년-전체 재발률은 대략 7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표재성 암이 침윤성 암이나 전이성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약 25%에 이르는 만큼 재발이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개 암세포가 근육층을 침범하지 않은 표재성 방광암은 경요도적 수술 이후에 BCG, MMC 등의 방광 내 주입법을 추가로 치료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요도적 수술뿐만 아니라 방광을 전부 들어내더라도 요관이나 요도, 신장 등에서 재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이나 방광 내 주입법, 화학요법, 면역요법 등 치료약물 및 치료법의 발전으로 이전보다 재발률이 더 낮아졌지만, 아직 재발이나 진행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방광암 치료에서 수술은 종양을 직접 도려냄으로써 암세포의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수술을 해도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미세 잔존 암의 치료는 화학요법이나 방광 내 주입법 등으로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표재성 방광암의 1년-재발률은 중위험군 이상에서 평균 41%나 되고, 고위험군은 최대 67%로 매우 높다. 이런 현실적 문제점 때문에 방광암의 재발률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절실하다.
최근에 표재성 방광암에 병원 치료와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재발률과 수술 빈도가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가 있어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에 적용한 한방치료는 한약과 침, 약침, 뜸 등을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처방하는 경인다원요법(KMT)이다. KMT는 방광암의 재발 및 진행 억제를 위해 기혈을 돕고 면역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면역 프로그램과 어혈 등을 제거하는 해독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수술 등 병원 치료에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미세 잔존 암세포를 KMT로 추가 치료하는 방식이다.
수술 등 병원 치료를 받고 중위험군 및 고위험군으로 확정된 표재성 방광암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연구에서, KMT를 병행한 전체 환자의 1년 재발률은 15.8%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비뇨기과학회(EAU) ‘표재성방광암 가이드라인’의 재발 고위험군 ‘1년-재발률’은 평균 61%인데 반해 KMT로 병행한 환자는 33%로 낮게 나타나 유의성이 인정됐다(p=0.049). 또, KMT 이전에 재발경력이 있는 환자의 ‘2년-재발률’은 이전 90.9%에서 KMT 병행 후 27.3%로 낮아졌다(p=0.001). 재발한 사람 중에서 수술 후 첫 재발까지 걸린 기간은 KMT 이전에 평균 7.1개월이던 것이 이후에는 평균 14.7개월로 두 배가량 연장됐다.
이 연구에서 KMT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안전하며 삶의 질을 개선한다. KMT는 간 및 신장 등에 손상을 주지 않았으며, 여러 수술 후유증을 대부분 1~2개월 이내에 개선하였다. 둘째, 재발률을 유의성 있게 낮추고 무(無)재발 기간을 늘림으로써 수술 횟수를 줄인다.
이처럼 방광암은 표재성 및 초기 상태라 하더라도 중위험군 및 고위험군이라면 재발이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삶의 질 향상과 재발억제 등의 효과가 확인된 경인다원요법(KMT)은 수술 등 병원 치료와 병행함으로써,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광암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선택될 수 있다.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모여 방광암의 완전한 치료에 좀 더 가까워질 것으로 믿는다. 환자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과로를 피하며, 좌욕과 골반 스트레칭으로 골반 주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방광을 따뜻하게 하면 좋다.
정순형 선임기자 junsh@busan.com